MB, 우리 업적을 너무 자랑하지 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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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ram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2-24 03:09 조회7,872회 댓글2건본문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시론
구제역 등 나라 온통 헤집고도 자화자찬
실책․공적도 구분 못하는 이 시대 反영웅
예전에 농담처럼 이순신을 주인공 삼아 소설을 하나 쓰겠다고 떠들고 다니던 적이 있었다. 근접전도 아닌 해전에서, 그것도 전쟁을 끝내는 마지막 해전에서, 쫓겨 가는 왜군의 유탄에 맞아 승전군 최고 장수가 죽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좀 더 근본적으로 보면, 임금이 사는 궁궐에 백성들이 불을 질러버린 상황은 조선이란 국가가 명이 다했음을 뜻하는 징후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시대에 이순신 같은 인물에게는 ‘난세의 영웅’이 되어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 아니면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는 난세의 영웅이 될 인품과 능력, 그리고 조건과 명성까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명이 다한 왕조의 전복을 꿈꾸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왕조에 대한 대의에 충실했기 때문이었는지, 그러기엔 너무 ‘욕심’이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국가적 정치 자체가 싫었던 것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그는 그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훌륭한 승전의 대가로 이순신은 죽음으로 끌려갔지만, 아직 기세를 잃지 않은 왜군 덕에(!) 간신히 죽음만은 모면한 채 죄인이 되어 풀려났다.
다시 장수가 되어 막바지의 왜군을 쫓아낼 때, 이순신은 그것이 자신의 죽음을 뜻함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쫓겨가는 왜군들 ‘유탄’에 맞아 죽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는 길을 선택했던 게 아닐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유언에서, 죽여야 할 적 때문에 살고 충성해야 할 왕 때문에 죽어야 하는,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적과 싸워야 했고 그 적과의 싸움을 끝내며 동시에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 했던 ‘반(反)-영웅’의 슬픔과 고독, 안타까움과 ‘안도’를 본다.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며칠 전 개그정권의 총수 이명박 씨의, 정말 의표를 찌르는 한 마디 때문이었다. 집권 3주년을 맞아 비서진들을 모아놓고 했다는 그 말은 “우리 업적을 너무 자랑하지 마라”라는 것이었다. 푸하하하… 이 말에 어찌 웃지 않을 수 있으랴! 남북관계를 전쟁 같은 상황으로 밀고 간 것이나, 4대강을 온통 파헤쳐놓은 거야 자신의 업적이라고 생각할 테니 접어둔다고 해도, 구제역, 물가난, 전세대란 등 나라를 온통 헤집어놓고는, “국민에게 우리 업적을 알리지 말라”는 말을 했다니, 정말 대단한 유머 아닌가.
그는 이미 지상의 고통과는 영원히 무관한 천국에서 대통령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겸손한 성품은 일하러 나올 땐 천국에 두고 나오는 듯하다. 실적을 자랑하기 위해 헐값에, 그것도 장장 28년 상환 외상으로 원자로공사 따내고 수주조건은 몰래 감춘 것이나, G20 한다고 회의장 근처에 모든 시민들의 통행을 막아 ‘폼 나는 외양’으로 국격을 과시한 것, 툭하면 시장에 가서 서민 흉내 내면서 “내가 해봐서 아는데…” 쇼를 하는 것을 보면, 정치를 오직 저 혼자 폼 잡고 자랑하는 것만으로 이해하는 게 아닌가 싶으니 말이다.
자신의 ‘업적’이 자신의 죽음의 이유가 되는 역설적 상황이나,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그곳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그런 깊은 고민이나 고독, 슬픔이나 안타까움 같은 것을 싸안으면서 조용히 죽음을 선택한 반-영웅과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길을 저 천국의 대통령은 알려주는 것 같다.
실책과 공적도 구별할 줄 모르고, 자신이 하는 것은 모두 업적이라고 믿으며, 그런 믿음을 흔드는 말은 듣지 않으며, 자신의 뜻과 다른 의견은 완전 ‘생까며’ 스스로는 그 ‘업적’에 도취해 항상 과시하고 싶어 하면서도, 그 업적을 자랑하지 말라고 비서들에게 당부하며 겸손을 과시하는 대통령. 자신을 잡아먹을 시대마저 껴안는 깊은 고민은커녕, 일말의 자의식조차 없어서 전국민의 거대한 폭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우리 업적을 자랑하지 말라”며 겸손을 떠는 주인공. 그는 모든 영웅을 조롱하고 모든 영웅적 행동을 웃음거리로 만들며, 모든 영웅적 감정을 천하게 만드는 이 시대의 반-영웅임이 틀림없으니까.
댓글목록
아수라님의 댓글
아수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BBK 문제도 눈 하나 깜짝않고 거짓말을 하던 인간이 이명박이란 인간 입니다.<br>온갖 편법과 불법 탈법으로 얼룩진 그의 이력. 전과 14범. 저런 쥐박이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국민성과 그 국민들의 수준. 기가 차지요.<br>유유상종입니다.<br>저런 인간이 교회장로 부산의 범어사가 무너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집회에 가서 축사를 한 인간 아닙니까 어휴~<br><br>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 한다고 찌랄한 인간입니다.<br>인간말종이지요.<br>서울시가 지꺼였나요?<br>이젠 대통령이 되었으니 퇴임 때 쯤 되면 대한민국을 하느님께 봉헌 한다고 찌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br>김영삼이란 장로놈은 얼마나 질질 흘리고 다녔는지 여기저기서 친자확인 소송이고 한 명은 친자로 확인 되었네요.<br>싸질러 놓을 줄만 알지 책임도 안지고.<br>이런 부류들이 입만 열면 하느님 타령이지요.<br>에구~<br>한심타~~<br>
캘리포니아초이님의 댓글
캘리포니아초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불교에는 자비가 온세상을 비추고 있지요. 불자님 너무 정치에 마음을 상하지 <BR>않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한나라를 대표하는 가정으로 말하면 가장이신분이 <BR><BR>대통령이 아닐까요? 가장이 못났다하여 별명을 붙여부르면 그 가정을 남들이 <BR>바라볼때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세간에는 한국의 기독교는 기복신앙으로 <BR><BR>인해서 부와명예 그다음은 정치까정 넘보는게 바로 한국의 기독교 현실이지<BR><BR>요 글타고 부처님의 자비를 가지신분들이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된다면 그들<BR><BR>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법정스님의 무심과 무소유를 실천하는 그런 불자가 <BR>많아지면 모든게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흘러갈것이라 믿습니다. 부처님은 누<BR><BR>구나 부처가 될수 있다 했습니다. 부처님은 온누리 온우주에 자비가 널리 퍼<BR><BR>지길 바라지 부정의 씨앗을 키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비워<BR><BR>져야 마음속에 울림을 들을수 있다 했습니다. 모든것이 시간이 흐르면 바뀌지<BR><BR>요 너무 현실 정치에 힘들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긍정은 모든 부정을 물리<BR><BR>칠수 있습니다._()_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