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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태고사 주지 형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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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2-04 11:47 조회2,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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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접어드는 어느 날, “불자”라는 분의 전화를 받고 나서…


귀의 삼보 하옵고


요즘은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바라옵건데, 부처님의 힘이든 천지신명의 힘이든 누군가의 도움이든 자신의 힘으로든 잘 이겨내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연신 언론에서 보도되는, 교회가 대면 예배를 포기 하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 사찰은 시골에 있는 경우 음력 초하루 법회와 보름 또는 지장&관음 재일을 지키는 절들이 대부분이고 한달에 한번 또는 두번 정도 법회를 여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간혹 시내에있는 포교당 역할을 할 경우, 일요일에 가족법회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들이 매주 혹은 격주로 일요일 법회를 보고 있습니다. 시내에 있는 사찰 중에는 주중에 명상법회나 공부모임을 갖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종교에 비해 신자님들의 법회 참여도가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내가 소임을 맡고 있는 산중 사찰 태고사에서 가까운 베이커스 필드에 사는 목사님이 절에 방문했길래 물어 보았습니다. 성도들 중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경우 일주일에 몇 번이나 참여를 하는지 물었더니, 14번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한 달에 몇 번 혹은 일 년에 몇 번이나 부처님과 법을 실천하러 법회에 참석하는 지 묻고 싶었습니다. 태고사를 방문하는 불자님께 물어보면, 제일 많은 경우가 십 년 전에 왔었다고 대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불자들에게 앞서 말한 참여도를 강요한다면 큰일이 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스님들은 얼마나 신도들과 함께하고 있는가? 또는 우리 불자님들께 법회참여를 독려해 보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마음에 부처가 있으면 모두 불자라 하고일년에 부처님오신날 사찰을 참배를 와도 우린 불자로 여깁니다. 부처님 말씀에 불자는‘삼보에 귀의하여 오계를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초기불교에서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경전을 찾아 보면 한 달에 십재일이라고 해서 한 달에 열 번 정도 가까운 사찰을 방문하고 가르침을 실천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가끔 불자들에게 법문을 할 때 사찰 참여에 관해서 강조 할 때가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불자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사찰을 방문해서 부처님 법을 배우고 익히며 함께 나누는 일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물론 사찰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생활속에서 부처님 가르침, 삼귀의, 오계를 지키고 산다면 더할 나위없 이좋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사바세계는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자주자주 사찰을 방문하여 경전을 독송하고 삼귀의 오계 실천을 자주 되새겨야 합니다. 사찰에 매주 나가면서도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사찰에도 나오지도 않고 부처님 법을 실천 하지도 않는 경우는 좀 심각하다고 봐야합니다.


오늘 전화를 받으면서, “저희는 불자들 모임입니 다.”를 강조 하시던 그 분의 불자에 대한 정의가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불자는 사찰에서의 기득권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요즘은사찰에서 점심 공양을 제공할 수 없으며 대면보다는 비대면 법회를 안내하며 법회만 보고 바로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전화를 해서 우리가 태고사를 방문을 하니 공양과 교통편을 제공하라는 것입니다. 소정의 보시를 해서 태고사의 어려운 재정을 돕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니 졸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보수를 받는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사찰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선사들의 칼날같은 가르침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불교는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실천해야 하는데말입니다. 잘못됨을 지적 못해준 자비심이 저에게는 부족했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글로써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불자란 무엇인가?“삼귀의 오계를 지키며, 삼독심을 줄이고 배려와 자비심을 키우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정기적으로(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사찰의 사부대중 법회에 참석하는 사람"으로 정의 해야겠습니다. 포교의 현장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지혜롭게 이겨나갈 것인가?

깊어가는 가을에 고민도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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